[줄거리]
바로 담아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강이 이야기가 그랬지요. 작업 책상 위에 빠르게 쌓여가는 그림을 보며 두 아이 산과 바다가 많이 울었습니다. 책이 다 끝나니, “이젠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합니다. 마음 한 켠에 단단히, 강이의 자리가 만들어졌겠지요.- 작가의 말 中
■ ‘유기견에서 반려견’이 된 강이가 ‘가족’이 되기까지
이수지 작품에 꾸준히 카메오로 등장해 왔던 개 ‘강이’.『선』에서는 아이들과 신나게 빙판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이렇게 멋진 날』에서는 빗속을 흥겹게 첨벙댄다. 즐거운 순간에 아이들과 늘 함께였다. 이번 그림책에서는 그렇게 행복한 장면을 한껏 채웠던‘강’이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강이』는 작가 본인의 이야기로, 실제 키우던 개를 만나고, 함께 생활하고 또 하늘나라로 보내기까지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검은 개가 처음 온 날, 이수지 작가의 아들 산이와 딸 바다가 실제 했던 말이 그대로 반영되기도 했다.“나는 ‘산’이야.”, “나는 ‘바다’야.”,“그러니까 너는‘강’이야.”첫 만남부터 스스럼없이 유기견을 반기는 아이들. 단박에 검은 개는‘강’이라는 이름이 생기고, 자연스레 가족이 된다. 늘 배고프고 목말랐던 유기견으로 살았던 강이, 더는 배고프지도 목마르지도 않다. 더욱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더없이 행복을 느낀다.
강이와 보내는 사계절, 공 놀이를 하고, 『이렇게 멋진 날』에 등장했던 모자를 쓰고 뒹굴고, 들판을 누비고, 눈썰매를 탄다. 심심하지도 외롭지도 않은 날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산과 바다의 가족은 ‘잠시’라는 말을 남기고 멀리 떠난다. 배고프지도 목마르지도 않지만 강이는 가족들이 보고 싶다. 몸마저 아픈 강이는 가족들을 더 애달프게 기다리고, 기다린다. 기다림의 끝은 보이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맞았던 눈이 내린다. 강이는 아이들이 온 것처럼 반갑게 힘껏 눈 속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그러고는 눈 속에 푹 파묻혀 아이들과 포응하는 듯한 몽환적인 장면이 펼쳐진다. 강이의 마음이 애잔하게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눈과 아이들 그리고 강이. 백과 먹, 푸른색이 뒤엉키며 뭉클한 여운이 짙게 감돌며 끝난다.
■ 동물과 사람, 함께 사는 ‘가족’의 의미를 되짚는 이야기
이 책의 시발점은 작가의 헌사에서도 알 수 있듯, ‘첫눈처럼 왔던 강이’를 그...시작하는 글
1부 약동섭천若冬涉川
: 당당함은 삼가고 반추하는 데에서 나온다
구속받지 않는 사람에게는 중심이 있다
어른이라면 자신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어야 한다
당당함은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에서 나온다
비범함은 무수한 평범함이 쌓인 결과다
사자는 갈기가 없더라도 사자다
마음이 흔들렸다면 잠시 멈추고 스스로를 정리하라
매일 스스로를 허물어 거듭 시작하라
돌아볼 줄 안다면 돌아올 수 있다
버려야 할 것을 못 버리면 스스로를 버리게 된다
인仁 이란 평소에도 제대로 행동하는 것이
마음을 얻고 싶다면 먼저 마음을 꺼내라
주변에 휩쓸리지 말고 나다운 나를 지켜라
2부 거피취차 去彼取此
: 이상에 취하지 말고 일상에 몰두하라
자존심은 부끄러움을 아는 데에서 시작한다
스스로에게 모든 정성을 다하라
마음을 정돈하고 싶다면 몸부터 바르게 하라
배우고자 하는 자세를 습관으로 만들어라
지키고 싶다면 벽을 세우지 말고 속을 채워라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단호함이 필요하다
인간이라면 사람 귀한 줄을 알아야 한다
넓게 볼 줄 안다면 지금이 두렵지 않다
경험에 휘둘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보자존감 높아 보이는 가면 하나쯤 가지고 있어도 되고, 타인에게 친절하고 사회성 좋아 보이는 가면이 있어도 됩니다.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상황에 맞게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면, 그런 가면은 얼마든지 가져도 됩니다. 우리의 가면은 낮은 자존감에서 오는 가식도 아니고, 타인의 비위를 맞추려는 위선도 아닌,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한 삶의 기능이고 기술입니다.
- 2 장. 천 개의 가면, p.34
당신의 자존감과 관련하여, 당신이 누구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 얼마나 타의 모범이 되고 얼마나 많은 교훈적인 이야기를 알고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진심이 얼마나 통하는지, 자신과 영혼이 통하는 사람과 사귀는지 등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당신 자신을 더 편안하게 좋아해주세요. 당신이 스스로를 안정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면, 외부의 적은 절대 당신의 마음을 해치지 못합니다.
- 6 장. 나와 똑같은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을까?, p.75
자신의 수행과 결과물에 대해 누군가 ‘완벽히’ 안심시켜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크겠지만 나를 ‘완벽히는’ 모르는 다른 누군가가 나에게 확신을 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 사람이 뭐를 알겠어요? 당...네 살짜리 쿤에게 어느 날 여동생 미라이가 생긴다. 엄마가 미라이를 낳느라 집을 오랫동안 비운 것도 서운한데, 집으로 온 부모님이 미라이에게만 온통 관심을 쏟자 쿤은 심통이 난다. 쿤이 그런 미라이에게 장난을 치려고 하면 엄마는 쿤을 큰 소리로 꾸짖는다. 그럴수록 쿤은 절대로 미라이를 좋아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느 날 화가 나서 집 앞 마당으로 뛰쳐나간 쿤 앞에 ‘왕자님’이라는 이상한 사내가 나타난다. 남자는 쿤에게 자신도 쿤 때문에 사랑을 뺏겨 화가 났다고 핀잔을 주고, 쿤은 곧 왕자님이 바로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윳코임을 알아차린다. 그 이후로 쿤에게 계속 판타지 세계가 펼쳐진다. 어느 날은 예쁘장한 여학생이 쿤 앞에 나타나 자신이 중학생이 된 ‘미래의 미라이’라고 소개한다. 미래의 미라이와 쿤은 꿀벌 장난도 하고 함께 히나 마츠리 날을 기념하는 인형도 정리하면서 친해진다. 쿤은 판타지를 통해 어린 시절의 엄마도 만나고 증조할아버지와 함께 오토바이도 타면서 가족에 대해 차츰 알아간다.
엄마 아빠가 여전히 미라이에게만 관심을 쏟자, 쿤은 결국 가출을 감행한다. 도쿄 행 기차를 홀로 탄 쿤은 가족의 이름을 대야만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이상한 상황에 놓이는데 가족의 이름을 대려고 하지만 떠오르지 않는다. 위기의 순간에 미래의 미라이가 다시 나타나 쿤을 구하고 두 사람은 집 앞 떡갈나무 나이테 속에 담긴 가족의 추억을 하나하나 꺼내 본다. 미래의 미라이와 쿤은 사이좋은 남매가 되기로 약속하고 오랫 동안 함께 있자고 말하며 행복하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