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때, 거기에 있었던
한 신학자의 인생과 신학 여정
민주화, 평화, 사회진보에 평생을 바친
서광선 목사의 삶, 신앙, 정치신학
6.25전쟁 당시 북한, 특히 서북지역에서 피난하여 월남한 많은 목회자들과 기독교인들은 남한에서 보수 기독교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이들은 격렬한 반공 및 친미 정서를 기반으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독재체제를 묵인하거나 사실상 그에 협력하면서 대한민국 정치와 분단체제에 알게 모르게 깊숙이 개입했다. 서광선 목사는 이들처럼 월남한, 순교자 아버지를 두고 북한을 증오하며 미국을 선망하던 보수 기독교인으로서 신앙인의 삶을 시작했으면서도 이들과는 완전히 다른 삶과 신앙의 궤적을 걸었다.
미국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에서 사회참여적인 신학을 공부하고 젊은 케네디 대통령과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활동에 깊은 영향을 받은 서광선 목사는 순교자 아버지의 강직한 신앙을 이어받으면서도 동시에 신앙과 정치사회를 분리시키지 않는 ‘자유정신’의 세례를 받았다. 이것은 그가 귀국하여 교수, 신학자, 목회자로 활동하면서 언제나 우리 사회의 ‘그때’, ‘그곳’에 있도록 만든 원동력이자 바탕이 되었다. 한 노학자의 자전적 기록이자 우리 사회와 기독교를 바라보는 평생의 신학적 관점이 담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분이 그때 거기에도 계셨구나” 하고 놀라는 경험들을 하면서, 신앙과 역사 앞에서 시대적 소명을 회피하지 않고 살아온 한 사람의 특별하고 놀라운 여정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목차]
책을 열며
I. 1905년에서 1979년까지
제1장_일제 강점기의 가족사와 한국교회의 항일 투쟁
제2장_공산 치하의 북한교회해방과 분단과 전쟁 사이
제3장_남한의 해방 정국과 전쟁, 그리고 4.19
제4장_4.19 학생혁명과 5.16 군사 쿠데타, 그리고 한국교회
제5장_군부 독재에 대항하는 한국교회
제6장_유신시대의 폭압정치와 궁정동의 총소리
II. 1980년에서 2017년까지
제7장_신군부에 대한 저항과 1980년 5월 광주 민중항쟁
제8장_1980년대 신군부 독재와 해직교수 시절
제9장_에큐메니컬 평화통일 운동 그리고 1987년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제10장_“우리의 소원은 통일”88선언
제11장_1990년대 기독교의 한반도 통일운동
제12장_“햇볕정책”, 북핵, 그리고 봉쇄
제13장_박근혜 정부의 침몰 그리고 촛불혁명
책을 덮으며
[출판사 서평]
민주화운동과 기독교 사회운동의 산 증인 서광선 목사의 삶과 신학
신학자이자 교수, 목회자로서 한평생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 기독교 사회운동에 헌신해온 서광선 목사가 아흔의 고개를 앞두고 자신의 삶과 신학을 돌아보는 자서전을 출간했다. 기독교계의 존경받는 원로인 서광선 목사는 일제 강점기에 만주에서, 해방 후에는 북한에서 사역하던 목사 아버지가 순교한 뒤 월남하여 미 해군에 입대, 통신병으로 복무한 뒤 유학길에 올라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귀국 후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로 민주화운동에 관여하다가 1980년 신군부에 의해 해직 당한 뒤 다양한 경로로 민주화운동, 평화통일운동, 기독교 사회운동에 헌신해왔다. 1930년대부터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이르기까지 80여 년의 세월을 아우르고 있는 이 책은 서광선 목사 자신의 발자취와 함께 대한민국 현대사의 발자취를 오롯이 따르며, 중대한 역사적 국면마다 서 목사 자신과 대한민국 기독교계가 맞닥뜨렸던 도전과 응답을 보여주고 있다.
구한말 의병 할아버지, 순교한 목사 아버지의 뒤를 따라 민족과 신앙을 위해 살다
서광선 목사의 신앙의 뿌리는 부모님, 특히 일제 강점기에 목회자로서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사역한 아버지 서용문 목사라 할 수 있다. 의병 활동을 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투철한 애국심과 민족의식을 키운 아버지는 거기에 순교를 불사하는 신앙심을 더하여 서광선 목사에게 물려주었다. 일제의 탄압과 북한 정권의 핍박에 굴하지 않고 복음을 전파하고 민족의 앞날에 대한 희망을 교인들에게 심어주던 아버지 서용문 목사는 6.25 전쟁 당시 “양떼”를 버리고 피난하는 것을 주저하다가 인민군에 의해 순교하고 말았고, 민족과 신앙이라는 대의를 위해 목숨을 던진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삶은 이후 서광선 목사의 인생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푯대가 된다. 이 책은 서광선 목사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통해 일제의 압제를 피해 만주지역에서 삶을 꾸려가던 수많은 조선인들의 모습, 일제와 북한 정권의 종교 탄압에 고뇌하고 저항했던 당시 기독교인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피난민 소년, 미 해군 통신병이 되고 미국 유학길에 오르다
아버지의 순교 후 피난 행렬의 물결 속에서 가족들과도 떨어져 홀로 월남해야 했던 소년 서광선은 우연찮은 기회로 진해에서 미 해군에 입대하여...민주화운동과 기독교 사회운동의 산 증인 서광선 목사의 삶과 신학
신학자이자 교수, 목회자로서 한평생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 기독교 사회운동에 헌신해온 서광선 목사가 아흔의 고개를 앞두고 자신의 삶과 신학을 돌아보는 자서전을 출간했다. 기독교계의 존경받는 원로인 서광선 목사는 일제 강점기에 만주에서, 해방 후에는 북한에서 사역하던 목사 아버지가 순교한 뒤 월남하여 미 해군에 입대, 통신병으로 복무한 뒤 유학길에 올라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귀국 후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로 민주화운동에 관여하다가 1980년 신군부에 의해 해직 당한 뒤 다양한 경로로 민주화운동, 평화통일운동, 기독교 사회운동에 헌신해왔다. 1930년대부터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이르기까지 80여 년의 세월을 아우르고 있는 이 책은 서광선 목사 자신의 발자취와 함께 대한민국 현대사의 발자취를 오롯이 따르며, 중대한 역사적 국면마다 서 목사 자신과 대한민국 기독교계가 맞닥뜨렸던 도전과 응답을 보여주고 있다.
구한말 의병 할아버지, 순교한 목사 아버지의 뒤를 따라 민족과 신앙을 위해 살다
서광선 목사의 신앙의 뿌리는 부모님, 특히 일제 강점기에 목회자로서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사역한 아버지 서용문 목사라 할 수 있다. 의병 활동을 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투철한 애국심과 민족의식을 키운 아버지는 거기에 순교를 불사하는 신앙심을 더하여 서광선 목사에게 물려주었다. 일제의 탄압과 북한 정권의 핍박에 굴하지 않고 복음을 전파하고 민족의 앞날에 대한 희망을 교인들에게 심어주던 아버지 서용문 목사는 6.25 전쟁 당시 “양떼”를 버리고 피난하는 것을 주저하다가 인민군에 의해 순교하고 말았고, 민족과 신앙이라는 대의를 위해 목숨을 던진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삶은 이후 서광선 목사의 인생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푯대가 된다. 이 책은 서광선 목사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통해 일제의 압제를 피해 만주지역에서 삶을 꾸려가던 수많은 조선인들의 모습, 일제와 북한 정권의 종교 탄압에 고뇌하고 저항했던 당시 기독교인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피난민 소년, 미 해군 통신병이 되고 미국 유학길에 오르다
아버지의 순교 후 피난 행렬의 물결 속에서 가족들과도 떨어져 홀로 월남해야 했던 소년 서광선은 우연찮은 기회로 진해에서 미 해군에 입대하여 통신병으로 복무하게 되고 가족과도 극적으로 재회하게 된다. 군ㅡ복무 중 미국을 처음 방문하여 미 해군 종합학교에서 공부한 경험을 가진 서 목사는 군 제대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다. 이 책은 이러한 서 목사의 청년시절을 서술하면서 청년 서광선의 눈으로 본 당시의 한국 사회와 한국 기독교의 모습을 함께 묘사하고 있으며, 미국에 체류하던 기간 직접 체험하지 못하던 국내 상황에 대해서도 각종 자료를 통해 분석하고 있다. 6.25전쟁 이후 대한민국의 불안한 정치 상황, 보수 기독교 세력이 이승만 독재정권과 결탁하던 모습, 주요 교파가 분화한 과정, 그리고 한일협정, 4.19 혁명, 5.16 군사 쿠데타 같은 중요한 정치적 국면에서 한국 기독교가 보인 반응과 갈등이 압축적으로 서술된다.
교수와 신학자로서 펼친 민주화운동과 기독교 사회운동
서광선 목사가 귀국하여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로 강의를 시작한 때는 박정희 정권의 3선 개헌 움직임이 노골화되던 시기였다. 한국 기독교는 박정희의 독재에 반대하는 에큐메니컬 진영과 군사정권을 사실상 지지하던 보수 진영으로 양분되어 있었고, 서광선 목사는 동료 교수, 목회자들과 함께 긴 세월 민주화운동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게 된다. 이 책은 서 목사가 직접 경험했던 1970년대의 암울한 시대적 상황과 함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목요기도회” 등을 위시한 기독교 반독재 투쟁진영의 치열한 활동들을 상세히 기술한다. 또한 전태일 열사의 분신 사건을 기점으로 확산된 도시빈민운동과 도시산업선교의 과정, 엄혹한 세월 속에서 민중신학 등의 꽃을 피운 한국 기독교 신학의 발전과 흐름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고찰하고 있다.
해직교수, 목사 안수를 받다
궁정동의 총소리와 함께 박정희 대통령이 숨지면서 잠시 도래했던 서울의 봄은 신군부의 쿠데타에 의해 무참하게 짓밟혔다. 서광선 목사는 1980년 7월 신군부 합동수사본부의 형사들에게 연행되어 서대문 경찰서에 구금된 채 조사를 받았고 형사들의 강요에 의해 사직서를 쓴 뒤 해직 당한다(당시 함께 해직된 기독자 교수로는 김동길, 문동환, 서남동, 안병무, 한완상 등이 있다). 그런데 이 해직 경험은 순교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목회를 하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지면서 서광선 목사의 삶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압구정동 현대교회에 설교자로 초빙되어 설교하던 서 목사는 예수교 장로회에서 정식으로 목사 안수를 받고 “전두환에게, 그리고 하나님에게 떠밀려서” 목회자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분단을 넘어, 한반도를 넘어
서광선 목사의 해직 소식은 역설적으로 해외 곳곳의 신학자, 교계 인사들이 서 목사를 주목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서광선 목사는 해외의 각종 학술 모임, 신학교, 협의회에서 초청을 받고 전두환 정권의 날선 감시 속에서도 해외에 나가 강연하고 연구하며 사람들을 접촉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 책은 1980년대 서광선 목사가 활동 영역을 해외로 넓혀가는 과정과 복직 후의 민주화투쟁 과정, 1987년 6월 항쟁의 과정을 촘촘하게 밟아나간다. 또한 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달아올랐고 서 목사가 중요한 일익을 담당했던 기독교 에큐메니컬 진영 통일운동의 과정과 의의가 상세히 서술된다. 이런 국내외에서의 활약상을 인정받은 서광선 목사는 1994년 YMCA 세계회장으로 추대되어 수년간 전 세계 YMCA 식구들과 다양한 활동을 펼치게 된다.
민주화 이후의 활동과 기독교 사회운동
1996년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로서 정년퇴임한 서 목사는 모교인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원, 드류 대학교 신학대학원 등의 초청을 받아 강의와 교육활동을 이어가다가 2001년부터는 홍콩에서 아시아 기독교고등교육 연합재단의 이사 및 부회장으로 활동한다. 이 책은 정년퇴임한 이후에도 정력적으로 활동한 서 목사의 여정과 문민정부 이후의 남북관계 및 기독교 에큐메니컬 진영의 주요 활동들을 상세하게 되짚어본다. 2010년대의 세월호 사건, 개성공단 폐쇄, 한일 위안부 협상, 최순실 게이트와 같은 굵직한 최근 이슈들도 다수 소개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원로 신학자의 비판적인 시각과 활동 또한 함께 기술되고 있다. 2017년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박근혜 대통령 퇴진촉구 예장 목회자 시국기도회”의 강사로 연설하기도 한 서광선 목사는 새로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를 향해, 그리고 전환점에 서 있는 작금의 한국 기독교계를 향해 원대한 비전과 애정 어린 조언을 함께 전하고 있다.
“내가 여기 있나이다”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한 사람의 기독교 신학자가 신앙과 역사에 응답해온 이야기!
이 책은 학술지 ≪신학과 교회≫에 매호 연재된 “한국 기독교 정치사” 시리즈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의 1부에 해당하는 일제 강점기에서 박정희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을 연재한 뒤 마감하자 이후 연재를 계속해달라는 독자들의 독촉이 이어졌고, 결국 2부에 해당하는 1980년대에서 2017년 촛불시위에 이르는 내용을 추가로 집필하게 되었다. 100여 년 전 서양에서 들어온 기독교가 한국 근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았으며, 어떤 기여를 했고, 정치와 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으면서 오늘에 이르렀는가 하는 질문들과 함께, 이 시대를 살아온 한 사람의 기독교 신앙인이자 신학자가 무슨 생각으로 무슨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왔는가 하는 질문을 가지고 스스로를 돌아본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이 책의 제목은 찬송가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에서 따온 것이다. 한 많은 분단 한민족의 역사 속에서 “너는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는가?”라는 이 무서운 질문에 대한 한국교회의 대답이자 일평생 거기에 부끄럽지 않은 응답을 하고자 분투했던 서광선 목사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