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위기의 현대 자본주의를 읽는 가장 밝은 눈
조절이론의 창시자 부아예가 쓴 조절이론의 매뉴얼
기존 경제이론들이 설명해내지 못한 현대 자본주의의 발전과 위기의 동학을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설득력 있게 분석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주목받아온 조절이론에 관한 종합적인 매뉴얼이다. 특히 이 책은 조절이론의 창시자 중 한 명인 로베르 부아예가 지난 40여 년간 쌓아온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기념비적인 역작으로, 자본주의에 관한 그의 방대하고도 치밀한 경제적·정치적·역사적 분석을 아낌없이 담아냈다.
이 책에서 로베르 부아예는 조절이론의 이론적 기초를 자세히 소개하는 동시에, 위기의 원인과 전망, 대안을 그의 독창적인 분석 틀을 통해 제시한다. 위기 양상이 더욱 첨예해지고 다양해진 현대 자본주의를 기존 경제이론과는 차별화되는 접근법으로 분석함으로써 자본주의의 미래를 다시금 점검해보게 한다.
[목차]
1부 기초
1장 자본주의 경제의 기반: 제도 형태
2장 자본주의의 철칙에서 조절양식의 계승으로
3장 축적체제와 역사적 동학
4장 위기이론
2부 발전
5장 행동의 논리, 조직 및 제도
6장 현대 자본주의의 새로운 제도적 장치들
7장 정치 영역과 경제 영역: 근대 세계의 정치경제학
8장 자본주의 형태의 다양성과 쇄신
9장 조절의 수준: 국가적·지역적·초국가적·세계적
10장 한 조절양식에서 다른 조절양식으로
[출판사 서평]
경제학의 숨은 명저 『자본주의 정치경제학』 한국어판 출간
조절이론의 창시자 로베르 부아예가 쓴 조절이론 매뉴얼
1970년대 프랑스에서 탄생해 마르크스주의의 이론적 전통을 비판적으로 계승한 조절이론은 지난 40년간 발전을 거듭하며 세계 각국의 경제학자들에게서 큰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에 출간된 『자본주의 정치경제학: 조절이론 ― 기초와 발전』은 미셸 아글리에타, 알랭 리피에츠 등과 더불어 조절이론의 창시자 중 한 명이자 국제적으로 저명한 이론가이기도 한 로베르 부아예가 지난 40여 년간 쌓아온 연구 결과를 망라한 것으로, 자본주의에 관한 그의 방대하고도 치밀한 경제적·정치적·역사적 분석을 아낌없이 담아낸 기념비적인 저작으로 평가된다. 이 책에서 로베르 부아예는 조절이론의 이론적 기초를 상세히 소개하는 동시에 이를 토대로 현대 자본주의의 축적체제와 위기를 분석하고 기존 경제학이론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안을 제시한다.
왜 ‘정치경제학’인가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정치경제학의 복원을 명시적으로 추구한다는 것이다. 제목 역시 ‘조절이론’이 아니라 ‘자본주의 정치경제학’이다. 즉, 이 책은 자본주의 정치경제학의 하나인 조절이론의 위치를 명확히 한다. 따라서 조절이론이 역사적 방법론을 중시함에도 자본주의 이전의 시대는 다루지 않는 대신에 자본주의가 출현한 이래부터 지금까지 자본주의의 전 역사를 담고 있다.
조절이론을 정치경제학으로 명시한 것은 경제 영역과 경제 논리만 다루는 표준 주류 경제학과 확실한 차별화를 도모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으로써 마르크스 경제학의 문제의식을 계승하고 그 현대적 버전을 천착한다. 그리고 제도경제학 등 다양한 비주류 경제학 조류의 성과도 포섭한다.
조절이론의 방법론적 특징의 하나는 현실의 존재와 변동을 이해하는 데 있다. 따라서 현실이 어떠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거나 이러저러한 정책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특정한 정책이 왜 이 시기에 특정 국가에서 나왔는지를 해명하려 한다. 현실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나아가 왜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왔는지에 천착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러한 점은 조절이론이 학계를 벗어나 정책담당자나 일반인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지지 못한 요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현대 정치경제학의 다양한 조류 중 조절이론만큼 성공을 거...경제학의 숨은 명저 『자본주의 정치경제학』 한국어판 출간
조절이론의 창시자 로베르 부아예가 쓴 조절이론 매뉴얼
1970년대 프랑스에서 탄생해 마르크스주의의 이론적 전통을 비판적으로 계승한 조절이론은 지난 40년간 발전을 거듭하며 세계 각국의 경제학자들에게서 큰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에 출간된 『자본주의 정치경제학: 조절이론 ― 기초와 발전』은 미셸 아글리에타, 알랭 리피에츠 등과 더불어 조절이론의 창시자 중 한 명이자 국제적으로 저명한 이론가이기도 한 로베르 부아예가 지난 40여 년간 쌓아온 연구 결과를 망라한 것으로, 자본주의에 관한 그의 방대하고도 치밀한 경제적·정치적·역사적 분석을 아낌없이 담아낸 기념비적인 저작으로 평가된다. 이 책에서 로베르 부아예는 조절이론의 이론적 기초를 상세히 소개하는 동시에 이를 토대로 현대 자본주의의 축적체제와 위기를 분석하고 기존 경제학이론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안을 제시한다.
왜 ‘정치경제학’인가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정치경제학의 복원을 명시적으로 추구한다는 것이다. 제목 역시 ‘조절이론’이 아니라 ‘자본주의 정치경제학’이다. 즉, 이 책은 자본주의 정치경제학의 하나인 조절이론의 위치를 명확히 한다. 따라서 조절이론이 역사적 방법론을 중시함에도 자본주의 이전의 시대는 다루지 않는 대신에 자본주의가 출현한 이래부터 지금까지 자본주의의 전 역사를 담고 있다.
조절이론을 정치경제학으로 명시한 것은 경제 영역과 경제 논리만 다루는 표준 주류 경제학과 확실한 차별화를 도모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으로써 마르크스 경제학의 문제의식을 계승하고 그 현대적 버전을 천착한다. 그리고 제도경제학 등 다양한 비주류 경제학 조류의 성과도 포섭한다.
조절이론의 방법론적 특징의 하나는 현실의 존재와 변동을 이해하는 데 있다. 따라서 현실이 어떠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거나 이러저러한 정책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특정한 정책이 왜 이 시기에 특정 국가에서 나왔는지를 해명하려 한다. 현실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나아가 왜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왔는지에 천착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러한 점은 조절이론이 학계를 벗어나 정책담당자나 일반인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지지 못한 요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현대 정치경제학의 다양한 조류 중 조절이론만큼 성공을 거둔 조류도 없을 것이다. 1970년대 이래 프랑스에서 하나의 학파를 형성한 후 프랑스를 대표하는 경제학 조류로 정착되었고, 이후 여러 나라의 연구자들을 포섭하는 국제화도 이루었다. 특히 일본과 한국에서 상당수 연구자가 조절론적 방법론으로 국민경제와 국제경제를 연구해오고 있고, 이제는 중국을 비롯한 나라들로도 확산되고 있다. 서구 다른 나라들보다 아시아 나라들이 조절이론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아예의 말처럼 아시아 자본주의가 새로운 유형의 자본주의로서 21세기를 주도할 자본주의 유형이기 때문은 아닐까 짐작해볼 수 있다.
조절이론을 통해 본 자본주의의 발전과 위기
이 책은 ‘기초’와 ‘발전’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기초’가 조절이론의 기본 매뉴얼을 소개한 부분이라면 ‘발전’은 현대 자본주의의 거대 전환과 이에 대응해 1990년대 이후 조절이론이 이룩한 이론상의 거대 전환을 개괄한다.
1부 ‘기초’는 조절이론의 매뉴얼로 사용될 수 있는 부분으로서, 조절이론의 기초 개념과 방법론은 물론이고 다양한 경제학 조류(신고전파 경제학, 마르크스 경제학, 케인스 경제학, 신제도주의 경제학 등)와의 비교를 통해 조절이론의 독창적인 기여가 무엇인지 소개한다. 구체적으로는 자본주의 경제에 필요충분한 기본 제도에는 무엇이 있는지, 이런 제도들의 구도가 어떻게 일정한 동태적 안정성을 갖게 되는지, 이러한 제도들은 무엇에 의해 변형되는지, 한때 성공을 구가했던 성장체제가 반복적으로 위기를 경험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위기가 동일한 내용과 모습으로 반복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자본주의의 새로운 형태의 출현과 그 지속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는 도구는 무엇인지를 탐구한 결과를 종합한다. 마지막으로 포드주의 성장 모형, 비선형 성장 모형, 금융 주도 성장 모형을 정식화함으로써 이론의 내적 일관성 정도를 밝히며, 실증과 경험적 연구로 어떻게 진행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2부 ‘발전’은 우선 현대 자본주의의 거대한 전환을 조절론적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중국의 급속한 성장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EU의 위기와 브렉시트를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하는지, 금융 주도 축적체제와 세계금융위기는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 소득 불평등 확대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지대의 역할은 무엇이며 성장에 대한 환경 제약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일관된 시각으로 검토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본주의의 거대 전환에 부응해 조절이론 내에서 1990년대 이후 어떠한 이론적 발전이 있었는지를 ‘발전’ 부분에서 추가해 다룬다. 조절이론은 거시사회적 기초에서 출발해 미시경제적 의사결정으로 나아가려 한다. 그러면서도 미시 수준과 거시 수준 사이에 하나의 중간 매개 차원을 설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이러한 중간 매개 개념들 중 핵심적인 것으로 생각되는 것들을 완벽한 리스트로 제공한다. 그 결과 생산 모델, 사회적 혁신 시스템, 훈련관계, 국가 사회보장 시스템, 불평등 체제와 환경의 제도적 장치라는 개념 등이 그것이다.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제도 형태들이 어떻게 양립 가능하게 되고 보완성을 형성하며 유지하는지를, 그리고 새로운 축적체제가 어떻게 ‘보이는 손’을 통해 출현하게 되는지를 이 책은 새로운 정치경제학적 틀을 이용해 설명한다. 또한 조절양식의 정합성을 설명하기 위해 안토니오 그람시와 니코스 풀란차스의 헤게모니 블록이라는 개념을 발전시킨 지배사회블록(dominant social bloc)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정책의 정당화 과정에서 아이디어와 이데올로기의 역할을 강조하는 표상 체제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2008년 위기에 대처하는 정책적 대응이 국가별로 어떻게 상이했는지를 설명하는 구조 개혁 스타일이라는 개념도 제시한다.
부아예만이 쓸 수 있는 조절이론 매뉴얼
조절이론의 탄생은 이른바 ‘영광의 30년’ 시기의 종말을 예견하고 이해하는 데 표준이론들이 무능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조절이론은 고유한 분석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미국의 금융화 주도 체제가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할 수 있었고, 유로존의 약점도 일찌감치 탐지해낼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이론들과 마찬가지로 조절이론 역시 한계를 안고 있으며 만능의 이론은 아니다. 하지만 조절이론은 현대 자본주의와 그 위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조절이론의 대가 로베르 부아예가 쓴 조절이론의 교과서 『자본주의 정치경제학』이 우리말로 국내에 소개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할 만하다.
독자적인 방법론을 개척한 조절이론 연구자들 중 부아예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종합 소개서를 집필할 만한 다른 연구자를 찾기는 어렵다. 조절이론의 개척자로는 미셸 아글리에타 등도 있지만, 조절이론이 이만한 성과와 반향을 가질 수 있게 된 데는 부아예의 공로가 가장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왕성한 연구와 집필 능력으로 조절이론 발전의 전 역사와 현황을 꿰뚫고 있다는 것은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 정치경제학』의 발간을 계기로 한국 경제이론의 지평도 더욱 확장되기를 기대해본다.